한의학은 만들어진 전통의학

젊은 한의사들이 정책 결정권자들과 직접 묻고 답하다

한의학은 만들어진 전통의학

지금 여러분이 알고있는 한의학이라는 것이 그러한 역사적 과정에서 생긴 결과물이라는 것을 명심해야 됩니다. 우리가 알고있는 한의학이 결국 뭐냐 하면요. 대한제국 시절부터 즉자적으로 내재적으로 발전해온 한의학이 아니라는 거에요. 그 중간에 일제 식민지에 의해서 모든 것은 서양의사가 하고, 너는 서양의사가 시키는 일만 해라고 하던 의생. 그 시키는 일은 뭐였냐. 한약과 침이라는 도구에 국한된 일이었고, 국가차원에서는 방역과 소독만 하는 거였죠. 그 역할 그대로가 이어져왔고, 해방 후에는 아까 말씀드렸던 3가지 이유, 일제 식민주의 영향을 받았고, 반일투쟁의 인정을 못받았고, 미국 제도의 영향을 받았다. 이 3가지 이유 때문에, 여전히 한의학은 배제되고 시장에서만 쓰이는 거죠.

배제되고 시장에서만 쓰인다는 게 뭡니까. 한약과 침이라는 도구만 썼던 거에요. 그리고 우리는 지금 서양의학이 하지 않는 나머지 의학, 잔여의학(residual medicine)이 한의학이라고 생각하기 시작한 거에요. 어? 서양의학이 외과수술을 잘하네, 외과는 한의학이 아니야, 한의학은 내과에 강해. 서양에서 세균을 잡아죽이네? 쟤들은 저렇게 국소적인 의학을 해. 우리는 면역을 높이는 의학이야. 서양의학이 안하는 걸 모아서 그걸 한의학이라고 하는 우리의 정체성이 서양의학이라는 존재를 전제했을 때만 비로소 성립하는거에요. 걔들이 없으면 한의학이 뭔지 알 수 없어. 걔들하고 비교를 해야만 한의학이 생기는 거야. 그리고 국가가 정해준거. 국가가 쓰라고 한 도구. 한약과 침이죠. 그 한약과 침만 쓰는 게 한의학이야. 그 외에 대해서는 우리 스스로도 한의학이라고 생각을 못해. 한의사가 양약 썼다고 하면 우리 스스로 욕해. 어떻게 한의사가 양약을 쓰냐고 그래요. 한의사가 수술했다고 그러면 미쳤다고 해요. 우리 스스로 한의학은 수술도 없고, 응급도 없고, 산과도 없고, 양약도 없는 한약과 침이라는 치료만 하는 것을 한의학이라고 생각하기 시작한거에요.

전 세계 유일한 분리 이원화 국가, 대한민국

중국에서는 중의사가 중의수술을 해요. 중의외과학을 학교에서 배우고, 졸업하면 중의수술을 해요. 뭐야 대체? 그 중의수술은 한의학입니까, 아닙니까? 중국에서는 한약과 양약을 섞으면 한약이라고 해요. 중성약의 기준에 양약이 20%이하로 들어가는 것은 중성약이라고 그럽니다. 그런데 양약은 20%이상 들어갈 일이 없어. 양약은 원래 소량이니까. 그래서 중국에서는 모든 중약과 서약의 합체는 다 중성약입니다. 우리나라는요 양약 섞이면 양약이야. 중국은 한약 섞이면 한약이라고 해. 중의수술? 전체 수술 프로세스 중에서 한의학적인 인식이 들어가면 그거 통째로가 중의수술이에요. 우리는 모든 것을 한의학적으로 하는데, 리도카인만 쓰면 갑자기 양방이라 그래요. 우리도 그 인식에서 못벗어나는거에요. 우리의 인식이 어디에서 생겼냐. 그 역사 속에서 생긴거라는 거에요. 왜곡되고, 과거로부터 단절되고, 일제와 해방후 국가에 의해서 만들어진 한의학이지 진짜 한의학이 내재적으로 발전한 모습이 아니라는 겁니다. 그래서 저는 이것을 만들어진 전통의학이라고 부릅니다. 우리가 알고있는 한의학은 만들어진 전통의학입니다. 내부성을 가지되 적응력있고 유연한 원래 실용적인 학문으로서의 한의학이 아니라, 불변성과 형식성을 갖춘 외피를 쓴 한의학이라는 거죠. 이 생각에서 빨리 벗어날 수 있어야 됩니다. 한의학이 무엇이냐에 대한 정체성이야기입니다. 역사도 있고 맥락도 있어요. 서양의학과 한의학이 같다고 말할 수는 없어요. 그러나 한약과 침만 한의학이냐? 이건 정말 아니라는 거죠. 한의사는 수술하면 안돼. 한의학에 무슨 응급이 있어. 한의사가 왜 애를 받아? 그건 아니라는 겁니다. 한의사가 양약을 왜 써? 그건 아니라는 거에요.

북한은 어떠냐? 북한은요, 의대 내에서 한의학도 가르쳐요. 평양의대에 임상의학부과 고려의학부가 있습니다. 임상의학부를 졸업하면 신의사가 되요. 고려의학부를 졸업하면 고려의사가 됩니다. 그런데, 이들의 면허범위는 같고요. 레지던트도 똑같이 들어갑니다. 평양의대의 고려의학부를 졸업한 고려의사가 심장외과전문의가 된다고요. 이건 중국하고도 또 다릅니다. 그럼 그 사람은요. 고려의학을 전공한 사람이 심장수술을 해요. 목표는 뭐냐. 서의학과 고려의학의 긴밀한 연계. 통합의학의 창조. 그게 북한의 모토입니다. 중국은 중서결합이 목표에요. 아예 서의들에게 전면적으로 중의를 다 가르쳤어.

일본은 말씀드린 것처럼 한의사 제도는 없어졌죠. 그러나 다 아시는 것처럼 일본의 80개 의과대학이 전부 한의학을 가르칩니다. 일본의 그 모든 대학병원에 한의과가 따로 있습니다. 그리고 한방전문의가 있습니다. 동서의학교도 따로 있죠. 일본은 한의사 제도를 없앴지만, 침구사와 안마사 제도는 존속시켰어요. 파라메딕으로써 한의학은 활용하고 있어요. 그리고 서양의사가 한의학을 활용하는데 있어서는 아무런 저항이 없어요. 일본의사들 대부분이 한약을 처방하고 침을 씁니다. 보험 됩니다. 첩약도 보험 되는 나라에요.

대만은 어떠냐? 대만은 우리하고 비슷해요. 대만은 중의대 나오면 중의사되고, 서의대 나오면 서의사되고, 각자의 면허범위는 정해져있어요. 그러나 굉장히 독특한 제도가 있습니다. 대만은 복수전공을 엄청 쉽게 해놨습니다. 대만 의료법 2조와 3조가 의사의 자격과 중의사의 자격을 나누는데, 대만에서는 증의사, 의사라고 합니다. 그 안에 의사시험을 칠 수 있는 자격에 뭐가 들어가냐? 중의과대학에서 의학도 배우고 중의사 면허를 딴사람은 의사시험을 칠 수 있습니다. 거꾸로, 서의대에서 중의도 배우고 서의사 면허를 딴 사람은 중의사 면허시험도 칠 수 있게 되어있어요. 쌍방 간의 면허를 취득하는 것을 아주 쉽게 해놨어요. 첫 번째, 복수전공을 쉽게 해놨죠, 쉽게 말해서 복수면허자 양성이 쉬워요.

두 번째, 기존의 한의사들도 이를테면 X-Ray, 심전도, 혈액검사 다 합법입니다. 우리나라하고 다르죠. 세 번째로, 불법이면 어떻게 되느냐? 대만에서 한의사가 CT, MRI 쓰는 건 불법이에요. 복수전공이 아니면. 그럼 어떻게 되느냐? 보험 적용이 안됩니다. 이게 굉장히 큰 차이입니다. 중의사가 CT, MRI를 연구용으로 쓰면 아무 문제없습니다. 중의사가 환자한테 CT, MRI를 찍는 것까지는 괜찮아요. 근데 돈을 받으면 보험 청구가 안됩니다. 그래서 어떻게 하느냐. 옆 집가서 보험청구되는 곳에서 하라고 하죠. 우리나라는 어떻게 되느냐? 감옥갑니다. 우리나라는 한의사가 X-Ray 쓴다고 감옥 가고, 의사가 침놓고 한약 쓴다고 감옥가는 나라에요. 이런 나라는 전 세계에 대한민국밖에 없습니다. 이것을 저는 강고한 분리 이원화라고 부릅니다. 대만은 완화된 병존형 이원화에요. 중국, 북한은 통합형 체제입니다. 일본은 흡수됐죠. 일본, 중국, 북한은 일원화입니다. 통합되어있습니다. 대만은 완화된 병존형 이원화입니다. 우리나라는 전 세계 유일한 분리 이원화에요. 왜 유일하다고 하냐? 전 세계 통틀어서 의사가 침놔서 감옥가는 나라는 대한민국밖에 없어요. 전 세계 전통의사들 통틀어서 X-Ray 찍어서 감옥가는 나라도 대한민국밖에 없어요. 우리는 완전하게 분리되어있습니다.

자 분리가 어떤 영향을 줄지 한번 상상해보세요, 분리는 타자화입니다. 나와 상대를 나누는 거죠. 이 타자화가 식민주의의 핵심 이념이에요. 또는 오리엔탈리즘. 여러분 오리엔탈리즘이다, 식민주의다 하는 것은 어떤 거냐 하면요. 식민지배, 제국주의를 정당화하는 논리입니다. 제국주의는 어떨 때 정당화되느냐. 식민지배 계층과 피식민자들이 다를 때만 정당화가 되는거에요. 같은 인간끼리 어떻게 지배를 합니까. 그때 유일한 논리는 타자화입니다. 저들은 우리와 달라, 저들은 열등해, 저들은 지배를 받아야만 문명화 될 수 있어. 우리는 지배를 하는 게 아니라 저들에 혜택을 주는 거야. 거꾸로 그 탄압을 받는 입장에서는 어떻게 되느냐. 똑같이 타자화의 논리가 작용하는 겁니다. 그래야지 살아남으니까. 이를테면 동양의 신비로 포장하는 게 이런 겁니다. 인도는 영적인 국가야 이런거에요. 동양 처녀는 관능적이야, 미술사조죠, 자포니즘, 그건 뭐냐면요. 서양의 눈으로 동양을 재해석해서 그 동양을 동양스스로 내세우는 거죠. 셀프 오리엔탈리즘 같은 겁니다. 우리 스스로 타자화 함으로써, 외피를 뒤집어쓰고 살아남겠다는 거죠. 분리 이원화는 분리시킴으로서 쌍방 간의 타자화를 진행하게 됩니다.

그런데 한번 상식적으로 생각해보세요. 의학에 동서가 있다하더라고, 인간의 몸에 동서가 없는데, 그리고 의학은 대단히 실용적인 학문인데 어떻게 그 강고한 분리 이원화가 적용되겠습니까. 이데올로기가 필연적으로 드러나는거죠. 그 이데올로기라는게 뭐겠어요? 한의학은 전근대적이므로 폐지해야 된다. 이데올로기에요. 왜냐하면 일본에서도 지금 한의학을 쓰고 있는데. 한의학은 전통의학, 민족의학이므로 존속시키고 부흥시키고 발전시켜야 된다. 의학이 민족의학이면 쓰고 민족의학 아니면 안쓰고가 어디 있어요. 그 말에는 유연성, 적응력, 학문 간의 교류발전이 없어요. 분리시키고 너와 나를 다르다고 간주하고 서로 독립적으로 존속시키는 의미만 있잖아요. 그게 우리가 선택한 방식이고, 사실 상고한 분리 이원화는 방치, 배제의 다른 이름입니다. 방치 배제를 하려니까 다르다고 할 수밖에 없고, 다르다고 하려니까 분리 이원화가 된 거죠. 우리가 그 분리 이원화의 틀 안에서 한의학을 바라보는 한은 제대로 된 발전을 기대하기 어렵다 어떻게 해야 되느냐? 중국 북한 일본 대만의 방식을 더 많이 보고, 우리 안에서 그것을 완화시키고 틀을 깨고 학문 간의 교류협력이 가능하도록 융복합이 가능하도록 우리 스스로 움직여야 됩니다. 서양의학과의 대결구도 하에서 우리는 전통의학이고 우리는 민족의학이라고 주장해서는 안된다는 겁니다. 이 말을 하는 게 오늘의 목적입니다.